“고객은 은행 아닌 서비스 원해” 은행권, 페이업체와 잇단 협업

김은성 기자

고객 확대·신뢰 제고 ‘윈윈’ 효과

기업·신한·제일·우리 등 앞다퉈

티몬·카카오페이 등도 적극 나서

“고객은 은행 아닌 서비스 원해” 은행권, 페이업체와 잇단 협업

모바일 페이 및 온라인 쇼핑몰 등 간편결제 플랫폼이 은행권 비대면 거래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 지점을 찾아가거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지 않아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은행은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적극 찾아가고 해당 업체도 은행과의 협업으로 서비스의 범용성을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개점한 ‘IBK티몬지점’에 이어 지난 4일 카카오페이에 ‘IBK모바일지점’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몰인 티몬과 카카오페이의 기업은행 지점에선 적금과 카드, 대출 같은 금융상품 업무는 물론 환전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티몬이나 카카오페이에 들어가 금융상품을 선택한 후 기업은행 앱을 설치해 연동하면 된다.

기업은행은 오는 11월에는 삼성페이와 세 번째 IBK모바일지점 개설 여부도 논의 중이다. 기업은행이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적극 찾아가는 이유는 IBK티몬지점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지난 3월부터 8월 말까지 집계한 티몬지점 실적에 따르면 적금은 2700건, 환전은 2400건, 신용카드는 282건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와 비교하면 세 상품 모두 평균 3~4배가량 가입량이 많다”며 “85%가량이 신규 가입자로 외부 플랫폼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은행 앱은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투트랙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3일부터 삼성페이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신한은행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페이에서 본인인증 후 상품을 골라 계좌와 카드를 만들면 된다.

SC제일은행은 페이코(PAYCO)와 손을 잡았다. 은행 앱이나 계좌 없이 페이코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연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논의 중이다.

은행들이 각각의 앱이 있음에도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와 제휴에 나선 것은 은행 이용자 수가 정체된 것에 반해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간편결제 특성상 한번 등록한 계좌는 잘 바꾸지 않아 이를 선점하면 장기 고객을 유치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간편결제 이용액은 일평균 1000억360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0.4% 늘었다. 일평균 이용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 건수도 16.1% 증가한 309만건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페이가 은행권에서도 쓰는 신뢰도 높은 안전한 서비스라는 것을 알리고 금융상품으로 저변을 넓힐 수 있어 윈윈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협업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은행 서비스이지 은행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전통적 업무들이 갈수록 외부 플랫폼 업체들로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오프라인 점포는 은행만 할 수 있는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등으로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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