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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앞다퉈 "신재생 에너지 투자"... 새 먹거리 창출 한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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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앞다퉈 "신재생 에너지 투자"... 새 먹거리 창출 한다지만

입력
2018.11.06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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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에너지 비중 비교. 송정근 기자
발전에너지 비중 비교. 송정근 기자

지난 8월 인천 동구에 39.6메가와트(㎿)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의 ‘금융 자문ㆍ주선 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가 나오자 국내 금융사들은 너도 나도 도전장을 냈다. 연료전지란 수소 등의 연료를 산화해 발생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대표적인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 사업자는 총 사업비 2,347억원 중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투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2,112억원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ㆍ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사업의 사업성과 장래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맡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론 드문 대규모 사업인데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장기간 안정적인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어 경쟁은 치열했다. 금융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시장을 선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탈석탄ㆍ탈원전’을 외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친환경 발전이란 세계적 흐름에 따라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인천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비롯, 100메가와트(㎿) 규모의 제주 한림해상풍력발전 사업(5,500억원), 전남 해남 스마트시티 ‘솔라시도’ 내 태양광발전(98㎿) 및 에너지저장장치(ESSㆍ255㎿h) 사업(이상 4,100억원) 등의 금융 자문ㆍ주선사로 잇따라 선정됐다.

IBK기업은행도 최근 중소기업 신영포르투가 경남 고성에 건립하는 신재생에너지 연료인 ‘목재 펠릿’ 제조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PF 투자금 1,370억원 중 기업은행은 펀드(400억원)와 대출(450억원)을 포함 총 85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재활용 목재를 압축한 ‘목재 펠릿’은 석탄 등 다른 연료에 비해 대기 오염물질 발생이 적은 친환경 연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32만톤의 목재펠릿을 생산할 수 있어 사업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최근 중장기 친환경 경영 계획인 ‘에코(ECO) 트랜스포메이션20ㆍ2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녹색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신재생 고효율 에너지 관련 산업과 기업, 프로젝트 사업 등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전북 고창 해안에서 10여㎞ 떨어진 바다에 풍력발전 단지를 개발하는 ‘서남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1단계 사업 자금 2,44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2019년까지 60메가와트(㎿) 규모의 발전기를 세우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수천억원대의 자금 대출을 통해 이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지분 투자를 통해 발전 수익과 배당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에너지기업 BP가 최근 발표한 ‘2018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8%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12.2%)는 물론 세계 평균치(8.4%)에도 훨씬 못 미친다. 역으로 보면 장차 시장 발전 가능성이 그만큼 더 크다는 뜻이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에서 전통 화력발전소는 온실가스 배출과 미세먼지 발생 문제로 신규 사업이 어렵고, LNG발전도 이미 포화 상태라 앞으로는 신재생 발전 산업 밖엔 신사업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전통적인 화력 발전 사업 등과 비교하면 아직 전반적인 수익성이 낮고 정책 위험도(리스크)도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없잖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쪽으로 모아지자 금융사 자본도 그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 자칫 금융기관까지 부실화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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